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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빠진 어깨, 90%는 다시 빠진다?"… 재발 막는 수술법은


어깨는 우리 몸에서 운동 범위가 가장 넓은 관절이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가장 불안정한 관절이기도 하다. 일상에서, 또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관절이기도 하기 때문에 부상의 빈도도 높다. 특히 '팔 빠졌다'고 표현하는 어깨 탈구는 한 번 발생하면 재탈구율도 높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정형외과 전문의 이종현 원장(강남더드림병원)은 "20대 이하에서는 어깨 관절 재탈구율이 90%에 달할 정도로 반복되기 쉽다"고 설명한다. 어깨 탈구의 원인부터 치료, 예방법까지 이 원장에게 자세히 물었다.

'어깨가 빠졌다'는 표현, 정확히 어떤 상태를 말하나요?
어깨 관절은 위팔뼈(상완골)의 골두와 견갑골의 관절와, 이 두 개의 뼈가 이루는 관절입니다. 어깨 탈구는 상완골의 머리, 즉 '상완골두'가 이를 감싸듯 잡고 있는 관절와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를 말합니다. 어깨 관절은 우리 몸에서 운동 범위가 가장 넓은 관절입니다. 반대로 가장 불안정하기도 하죠. 어깨 관절을 구조적으로 보면 골프 티 위에 골프공이 올라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만큼 불안정한데, 이런 불안정성을 보완하기 위해 골프 티 역할을 하는 '관절와' 주위에 관절와순, 인대, 힘줄, 관절낭 같은 구조물들이 어깨를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깨가 탈구되면 이런 구조물들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깨 탈구는 주로 어떤 상황에서 발생하나요?
처음 어깨가 빠지는 분들은 대부분 외상, 즉 다쳐서 오십니다. 어깨 관절 탈구의 약 95% 정도가 '전방 탈구'로, 상완골두가 관절와의 앞으로 빠지는 경우입니다. 탈구를 유발하는 자세는 팔이 몸에서 멀어지는 외전 자세에서 팔이 바깥으로 돌 때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강한 외력이 가해지면 상완골두가 앞으로 빠지는 전방 탈구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어깨가 빠졌을 때 혼자서 끼워도 괜찮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절대 안 됩니다. 처음 어깨가 빠지면 굉장히 아프기 때문에 급하게 넣으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일단 잘 안 들어갑니다. 그런데 무리해서 넣다 보면 관절와순이나 뼈의 손상이 악화될 수 있고, 드물긴 하지만 뼈가 약한 분들은 억지로 끼우다가 뼈가 부러질 수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주위 혈관이나 신경도 다칠 수 있고요. 미국 정형외과 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반드시 영상학적 진단 후 전문의에 의한 안전한 정복술이 필요합니다. 특히 어깨가 빠진 상태로 오래 두면 손상이 계속 진행되고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에 오시는 게 좋습니다.

탈구가 한 번 일어나면 쉽게 재발한다는데, 사실인가요?
네, 맞습니다. 재발률을 높이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바로 나이와 활동성입니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재탈구율이 높습니다. 여러 연구를 종합해 보면 20대 이하에서는 80~90%까지 재탈구율이 보고되고 있고, 20대에서도 70~80%는 다시 빠질 수 있습니다. 젊은 나이가 굉장히 중요한 요인이죠. 두 번째는 활동성입니다. 스포츠를 즐겨 하거나 직업적으로 팔을 많이 써야 하는 분들은 그만큼 재탈구율이 올라갑니다.

어깨가 탈구됐을 때 하면 안 되는 동작이 있나요?
탈구가 된 상태에서는 그대로 병원으로 오시는 게 중요합니다. 한 번 탈구가 있었던 사람이 다시 빠지는 게 가장 걱정이잖아요. 그래서 어깨가 쉽게 빠질 수 있게 하는 동작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공을 던지는 것처럼 팔을 머리 위에서 뒤로 젖히는 동작들이 위험합니다. 농구, 배구, 배드민턴 등의 '오버헤드 스포츠'가 대표적입니다. 몸을 부딪히는 운동도 위험 요인입니다. 요즘 많이 하시는 주짓수, 유도, 축구 같은 운동도 재탈구 확률을 높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어깨 탈구로 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나요?
네,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탈구 수술의 목적은 명확합니다. 어깨가 다시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죠. 습관성 탈구가 있는 분들, 즉 일상생활 동작이나 심지어 자다가 빠지시는 분들은 수술이 필요합니다. 이런 분들은 쉽게 빠지는 만큼 본인이 직접 관절을 넣기도 하는데, 이게 반복되면 관절 연골이 계속 상처를 입습니다. 그러면 관절염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간과하시면 안 됩니다.

첫 탈구라 하더라도 나이가 젊거나, 고강도 스포츠를 즐기는 분, 활동성이 높은 분들은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X-ray 상에서 골절이 보이면 당연히 수술을 해야 하고요. 어깨 MRI에서 방카르트 병변(앞쪽 관절와순) 또는 힐삭스 병변(상완골두 후면 골 손상)이 발견되었다면 수술을 적극 고려합니다. 수술적 치료 후 재탈구율은 5~10% 정도로 보존적 치료보다 훨씬 낮습니다.

어깨 탈구 수술에는 어떤 방법들이 있나요?
어깨가 앞으로 빠지면 주로 관절와순의 앞쪽이 찢어지게 됩니다. 이걸 '방카르트 병변'이라고 하는데요. 찢어진 것을 잘 끌어와서 다시 뼈에 붙여주는 수술이 '방카르트 봉합수술'입니다. 마치 담벼락을 쌓아두는 느낌으로 상완골두가 앞으로 나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거죠.

또, 상완골두가 앞으로 빠지면 골두의 뒷부분이 '관절와'와 세게 부딪혀 움푹 파이게 됩니다. 이걸 '힐삭스 병변'이라고 하는데, 이 병변이 크면 상완골이 회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빠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그 부분을 메꿔줘야 하는데, 그 수술이 '램플리사지'입니다. 프랑스어로 '메꾸다'라는 뜻이 있다고 하네요. 골 결손 부위에 후방 관절낭을 봉합해서 메꿔주는 수술입니다.

마지막으로 '라타젯 수술'은 습관성 탈구가 있거나 탈구 후 골 결손이 심한 분들, 스포츠 활동이 많은 탈구 환자, 이전 관절경적 봉합 수술 후에도 탈구가 재발한 경우에 고려합니다. 관절와의 면적 자체가 좁아진 경우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골프 티의 면적이 좁아지면 그 위에 올라간 골프공이 쉽게 떨어질 수밖에 없죠. 이럴 때는 뼈를 보충해야 합니다. 오구돌기라는 뼈를 뼈에 붙어 있는 힘줄과 함께 적당한 크기로 잘라내서 관절와 앞에 붙여주는 수술입니다. 그러면 관절와의 면적 자체가 넓어져서 안정성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어깨가 완전히 빠지는 건 아닌데 툭툭 걸리는 느낌이 나고 아픈 경우는 어떤 상태인가요?
어깨가 완전히 빠지지는 않더라도 부분적으로 뼈가 빠지는 '아탈구'가 반복되는 현상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게 한 방향이 아니라 두 방향 이상으로 발생하면 '어깨의 다방향성 불안정성'이 있다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심한 외상이 아니더라도 미세한 손상이 반복되는 분들이나 선천적으로 관절이 유연한 분들에게서 발생할 수 있어요. 이러한 불안정성이 있는 경우에는 어깨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동적 안정성을 강화시키는 재활운동이 치료의 중심이고 꼭 전문의 진료를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다만 관절이 유연하다고 다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증상이나 통증, 불안정함을 일으킬 때 진단이 됩니다.

어깨 관절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는 운동도 있나요?
불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말씀드리겠습니다. 어깨가 자주 빠지는 분들은 구조적으로 유연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트레칭을 강조하기보다는 어깨 주위 근육을 키워주는 것이 좋습니다. 관절와순이나 관절낭의 역할이 부족한 만큼 다른 근육들로 보강해서 어깨를 잡아주는 게 필요합니다. 대표적으로 회전근개를 강화시키는 운동이 중요하고, 견갑골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근육들도 키워야 합니다. 견갑골은 우리 몸에서 떠 있는 뼈이기 때문에 그것을 잡아주는 근육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능형근, 전거근, 승모근 같은 근육들을 조화롭게 키워서 견갑골을 안정화시켜야 합니다.

다만 무작정 운동하기보다는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어깨 관절이 움직이는 건 생각보다 복잡한 과정이거든요. 떠 있는 견갑골과 상완골의 움직임이 조화를 이루는 것을 '견갑상완 리듬'이라고도 표현하는데, 이 리듬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처방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핵심 포인트를 정리해 주신다면요?
어깨는 골프 티 위의 공처럼 불안정한 관절입니다. 그래서 활동성이 높은 스포츠 활동을 할 때 빠지기 쉽습니다. 어깨는 대부분 앞으로 빠지므로 앞으로 빠질 수 있는 자세를 주의해야 하고, 어깨가 빠졌을 때는 반드시 빨리 병원에 가서 정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복 후에는 수술 필요성을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환자분의 나이나 활동성뿐만 아니라 어깨 탈구로 인하여 어느 부위가 얼만큼 손상됐는지 확인하기 위한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수술이 전부가 아닙니다.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분들은 운동치료를 올바른 방법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고, 또 꼭 탈구가 아니더라도 불안정감이나 통증, 불편감이 있다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시는 게 좋습니다.